산지관리와 녹색행복

2013. 11.20(수) 09:16

토지는 용도적으로 분류하면 택지, 농지, 산지로 구분한다. 국민들의 주된 관심 대상은 택지였다.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농지와 산지는 그저 도시 주변에 있는 재이고, 특히 산지는 당연히 거기에 있어야 할, 전원생활로 대표되는 그저 바라보는 대상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지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산지가 국토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70년대 산지는 식량증산을 위한 농업적 이용을 강요당했고, 80년대 들어서면서 도시화와 산업화의 급속한 진행속에서 도시용지와 산업용지의 공급처로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인 탄소의 흡수를 통한 대기정화, 토사유출방지, 수자원함양, 산림휴양, 생태자원의 보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산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산지가 우리 생활에 중요한 공익적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주변부의 산지나 계곡 등 경관이 수려한 곳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2003년에 산지관리법을 제정하여 산지를 보전산지와 준보전산지로 구분하고, 산지에서 허용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두었고, 불법·편법적인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허가기준을 강화하는 등 꾸준히 개선해 왔다. 특히, 정보화의 진전으로 전국 산지에 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도시용지공급을 위한 대규모 도시개발과정속에서 산지전용이나 일시사용, 무분별한 토석채취, 일시사용후 훼손지의 방치 등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고 산지의 계획적인 관리를 위하여 2013년 4월에 산지관리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현재는 각 도(道)단위의 산지관리지역계획이 수립중이다.
전국단위의 획일적인 산지관리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적 특성에 맞도록 지역맞춤형태의 관리방식을 도입하고, 훼손된 산줄기를 연결하고, 녹색울타리·녹색에어컨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산은 이제 바라만 보던 대상에서 우리의 생활과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난개발은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 산지의 난개발형태는 전원주거단지의 무분별한 개발와 미분양으로 장기간 방치되어 있거나 기반시설이 없는 공장 등의 산업용지, 개발을 위한 의도적인 식생의 훼손, 산등성이의 훼손으로 인한 경관파괴 등 실로 다양하다. 이러한 난개발로 인한 산지의 훼손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산지의 계획적인 관리, 합리적 이용과 보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지관리지역계획이 산지를 계획적·합리적으로 보전하고 개발하면서 국민의 녹색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en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