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챔피언 회장 홍수환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한국 권투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터"

2014. 10.28(화) 00:32

한국 복싱이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좀처럼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선전했으나 예전의 명성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복싱도 예전의 인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는 한국복싱을 살리고자 (사)한국권투위원회는 지난 7월 홍수환 전 세계 챔피언을 제23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런 한국복싱 침체기에 (사)한국권투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수환 회장을 만나 보았다.

홍회장은 권투계의 화합과 한국권투의 새로운 중흥을 위해서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권투의 침체의 원인으로 선수 부족을 꼽았다. 과거 권투가 인기스포츠 일 때는 선수가 넘쳐 났지만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힘든 권투를 기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권투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80년대 박종팔 선수 1회 대전료가 프로야구 장명부 선수 연봉과 비슷했다”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운동이라야 선수들이 계속 육성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프로권투 선수 대전료는 형편없다. 생활이 안될 정도이다. 그나마 선수출신 홍회장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조금 올라간 것이다.
권투중계를 하는 방송국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스포츠 중계라는 것이 관련 협회에 중계권료를 주고 방송을 하는 것이 정상인데 권투중계는 거꾸로 위원회에서 돈을 받고 중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무언가 잘 못 되었다는 지적이다.
홍회장은 임기 4년 동안 선수발굴과 스폰서 모집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 발걸음 중 하나로 (사)한국권투위원회에 도움을 주는 곳에 조금이나마 혜택을 주고자 서울시에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하였다. 이제 누구나 (사)한국권투위원회에 기부를 하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편 홍회장은 영화배우 이시영씨의 권투스승이기도 하다. 홍회장이 운영하는 대치동 권투체육관에 권투드라마 촬영 때문에 권투를 배우고 싶다고 이시영씨가 찾아왔다. 홍회장이 직접 이시영씨를 지도 하였다. 그러나 그 드라마는 취소 되었지만 시합에서 이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생활체육시합에 참여 하게 되었고 결국 전국신인대회에서 우승하게 된 것이다. 이시영씨 덕에 권투가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스타 권투 선수가 필요한 때 인 것이다.
홍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1974년도 아놀드 테일러와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 매치를 꼽았다. 40년 전 홍수환 회장은 지구 반대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건너가 아놀드 테일러와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 결과 챔피언벨트(WBC 밴텀급)를 허리에 둘렀다.
이 때는 TV보급률이 저조했던 시절이라 라디오로 생중계를 했다. 온 국민이 귀를 쫑긋이며 지구 반대편에서 싸우는 홍수환 선수를 상상하며 응원했을 것이다. 그 기운이 홍수환 선수에게 전달이 되어서 경기를 이기게 한 것이다. 이 때 홍회장은 군 복무중인 병사 신분이었다. “권투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으면 경기 출전 허가를 해 주었겠느냐”며 “지금의 월드컵과는 비교가 되질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혼식 주례, 강연, 권투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사)한국권투위원회 회장까지 1인 다역을 하는 홍수환 회장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응원해 본다.
권투를 좋아하니까 살리고 싶다는 홍회장은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한국 권투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환경살리기에도 관심이 많은 홍회장은 10여년전 비금도에 촬영차 갔을 때 육지 근해에 있는 쓰레기 더미에 놀랐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청정해역 만들기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경춘 기자 intellij@naver.com        정경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