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받던 최빈국에서 모범 공여국으로

2015. 08.17(월) 10:23

김영목 KOICA 이사장

지난 70년간 위대한 역사를 만든 대한민국은 이제 또 다시 새롭게 웅비의 역사를 만들어야 할 시점에 왔습니다.

외국과 국제기구의 도움 없이는 기아와 빈곤을 헤쳐 나갈 수 없었고, 미국의 양곡 지원 없이는 정부예산을 편성 할 수도 없던 나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굶주린 인구만 많다는 선생님 말씀에 나는 왜 이 나라에서 태어났을까 후회스럽던 나라.

이 나라가 이제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의 회원국이 되고 그 중에서도 다른 나라를 외부적으로 도와야 하는 개발원조위원회의 공식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부족한 게 많고 부단한 개혁도 필요하고 국민 모두에게 행복을 고루 나눠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훨씬 못한 저개발·개발도상국들은 물론,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조차도 한국은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한 훌륭한 모범사례’를 넘어 ‘개발의 모델’이라고 말합니다.

성공적인 농촌개발, 도시와 농촌의 격차해소, 급속한 산업화, 고질적인 물 문제(홍수와 가뭄의 반복) 해결, 전국적인 녹화(綠化), 기술 강국으로의 도약, 안보 면에서 도전을 극복하고 정착시킨 정치적 민주화, 보편적 교육, 보편적 의료 복지 체계, 국민에게 봉사하는 효율적 정책과 제도의 정착, 그리고 수많은 세계인이 공감하는 한류, 세계적인 지식인, 문화인, 스포츠인의 배출, 끊임없이 확대되는 한국어 수요…. 우리를 바라보는 전 세계 각국의 기대는 이런 모든 분야에서 한 없이 커져 있습니다.

또 한국은 전 세계 230여 국과 교역하고 투자하며 전체 GDP 1조 4000억 달러의 80%가까이를 대외부문에서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외국인 투자 보다 해외투자액이 더 많은 글로벌 경영국가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은 지구촌과 함께 가야 하는 숙명적 상황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어서 통일까지 가야 할 책무가 광복70년을 맞이한 이 시대의 소명이라면 이 소명 안에는 ‘세계인들과 당당히 공유할 수 있는 우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관개시설재건 및 농업기계화 사업

우리를 모델로 국가경영 체제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국가들, 최빈곤 상태에 있는 소외된 주민들, 분쟁과 테러 속에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난민들, 급속한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개도국 국민들에게 한국은 영감의 원천이자 희망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국제사회를 지원하는 모범적인 공여국이 되려면 국민의 지지와 이해, 우리 내부 역량 면에서 가야할 길이 멉니다.

우리는 전 지구적 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우리를 기대하는 수억 명 세계인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진정한 글로벌 경영국가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보다 선진화된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이 되는 길일 것 입니다.


김영목 KOICA 이사장 en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