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코넥스 성공의 필수조건

2013. 08.09(금) 17:36

지난 7월 1일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 KOrea New EXchange)시장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사업에 필요한 돈을 대부분 높은 이자비용이 따르는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자비용이 들지 않는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의 허리가 휠 수 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중소기업의 애로를 덜어 주기 위해 만든 자본시장이 코넥스다. 성장가능성이 있는 초창기 중소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여 주식발행을 통해 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이 있지만 초창기 중소기업이 이용하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 코넥스는 진입문턱을 크게 낮추었다. 예를 들면, 재무요건으로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당기 순이익 3억원 이상 중에서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물론 코넥스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초창기 기업들이다 보니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상장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였다. 전문성을 갖춘 기관투자자가 주요 투자자가 되고, 개인투자자는 3억원 이상을 예탁한 사람에 한하여 직접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도 코넥스 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간접투자방식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한 쪽에서는 중소기업들이 더 쉽게 상장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진입문턱과 상장유지 부담을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진입규제와 공시의무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반되는 두 가지 요구를 절충하여 어렵게 탄생시킨 것이 코넥스시장이다. 그리고 지금은 태어난 지 백일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에 불과하다.

갓난아기에게는 축복과 덕담을 건네주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내려오는 미풍양속이다. 더구나 어려운 집에서 난산 끝에 태어난 옥동자라면 더 많은 축복과 격려를 보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최근 코넥스시장에 대한 일부의 시각은 이와는 정반대다.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뜬 아이에 불과한 코넥스시장을 향해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적은 것을 이유로 실패한 시장이라고 단정 짓는 등 온갖 험담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코넥스시장은 앞서 언급했듯이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제한되어 있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장기 투자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그것도 한 달여 밖에 안 된 자본시장을 실패하였다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 코넥스시장이 잘되어야 중소기업이 잘되고 중소기업이 잘되어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경제에 활력이 돌 것 아닌가?

‘인내심’은 코넥스시장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투자자’는 기업의 장기 성장가능성에 주목하여 투자하고 성과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과 기업가’는 단기적인 성과나 주가에 메 달리지 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성공스토리를 창출해 내려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정부’ 또한 단기간 내에 코넥스시장의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의 장으로서 코넥스시장이 안착할 수 있도록 끝임 없이 살피고 보완해 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언론을 비롯한 중소기업 업계, 정치권’ 등도 단기간의 거래실적이나 주가 등을 보고 성패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지켜보면서 지원과 격려를 보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내심이 모아진다면 수년 내에 코넥스 상장기업 가운데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 반드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코넥스시장 안착의 청신호가 됨은 물론, 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en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