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김기찬 대표 인터뷰

양성한 후배가 잘 되는 것이 인생의 보람

2015. 03.03(화) 19:42

창호는 건물에서 방음, 방풍, 단열, 건물디자인, 환기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알루미늄, 스틸, 플라스틱 등 창호의 재료도 발전을 거듭했다. 대한민국 창호의 발전과 같이 한 ㈜한길 김기찬 대표는 30여년을 창호라는 한 우물만 판 창호 업계의 명인이다.
통상적으로 한 업체에서는 한 종류의 창호만을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길에서는 창호 업계의 마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창호 제품을 취급한다. 그래서 건축업자들은 ㈜한길에 오면 여러 종류의 창호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 알루미늄 새시, 플라스틱 새시 등 다양한 종류의 창호가 한 곳에 있다 보니 건축업자들이 ㈜한길에 오면 창호 관련 고민이 다 해결된다. ㈜한길에서는 LG, 한화, 남선알미늄 등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한다.
이는 김 대표의 끊임없는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창호는 재료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는 한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30여 년 전 한길금속산업을 창업하여 스테인리스 창호를 취급하다 15년 전 한길하이샤시산업을 추가로 창업하여 플라스틱 창호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5년 전에는 시스템루버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 시켰다. 시스템루버는 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등의 통풍이 필요한 곳(예:보일러실)에 외부의 시각적 노출을 줄이고 햇빛 차단 효과와 우천시 빗물의 유입을 막을 수 있게 만든 창호이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3곳의 공장을 운영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김 대표는 2013년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3곳의 사업장을 1곳으로 축소 운영을 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 구조조정으로 비용절감 등의 성과를 이루었고 김 대표의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통해 불경기에도 회사가 이상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하여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내실 있는 회사로 체질을 개선한 김 대표는 “앞으로 ㈜한길이 창호업계에 길이길이 남아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력난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몸으로 하는 일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창호 제작이 자동화, 기계화 되어서 몸으로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의 선입견과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추세 때문에 창호 제작 엔지니어 양성이 어렵다고 한다.



㈜한길에서 기술을 배워 새로 사업체를 차린 직원이 8명이나 된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경쟁자가 생겨 매출이 줄거나 고객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한길 출신 사업가가 탄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혼자서 창호 시장을 전부 차지 할 수 없다”며 “30여년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한 “자신이 양성한 후배가 잘 되는 것이 인생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직원 복지차원에서 공장 옆 과수원에 1가족 1배나무를 분양 했다. 직원들이 직접 나무를 가꿔 가을에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있다.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처음에 귀찮아 하던 직원들이 지금은 더 열성적으로 나무를 가꾸고 있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로 사기 진작 및 애사심까지 생기고 있다.
이렇듯 본인 욕심 채우기 보다는 직원들을 배려하며 후진 양성에 공들이고 있는 김 대표는 창호 업계의 대인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길이 김 대표의 바람대로 대한민국 창호 역사에 오랫동안 남길 기대해 본다.

정경춘 기자 intellij@naver.com        정경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