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을 반올림하는 ‘날씨 10일 예보’
| 2013. 11.04(월) 09: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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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계에서 반음을 올려 연주하면 보다 신선하고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길어진 예보 또한 생활패턴에 긍정적인 변화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설날을 일주일 앞둔 금요일 오후에 다음 주말 귀성길에 눈이 올지 짐작할 수 없어 전전긍긍 했거나 여행티켓을 구매했지만 취소기한을 넘기고 난 후에야 여행지의 날씨를 알 수 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제 ‘3일‘이 늘어난 ‘10일 예보’를 참고한다면 그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3일‘은 오키나와를 통과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고비 사막에서 일어난 황사 먼지가 서풍을 타고 서울 상공에 도달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긴 시간이다.
일기예보 기존 7일에서 10일로…생활패턴에 긍정적 변화 미칠 것
과거 일기예보 기술의 발전 과정을 보면 전 세계의 대기과학인들이 25년 동안 꼬박 연구에 몰두한 결과, 예측기간을 4일에서 7일로 삼일을 늘릴 수 있었다. 그동안 위성탐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 세계 구름의 이동과 기류를 영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시간당 신문지 50억장의 정보를 처리하는 고성능 슈퍼컴퓨터로 대기와 해양의 운동을 정교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된 덕택이다.
하지만 컴퓨터 계산 기술과 대기과학이 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대기의 무질서한 성질에 기인한 일기예측 한계에 점점 근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예측기간을 늘려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측기간이 늘어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길 하늘에 구름이 드리우고 돌풍이 불면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면 한 두 시간 안에 빗줄기가 굵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후까지 날씨가 어떨지 내다봤을 때, 날이 개일지 아니면 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지 알기란 어렵다. 즉, 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10일 예보 신뢰도’ 통해 날씨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 판단 도와
그런 맥락에서 글피보다는 모레 예보가 더 정확하고 모레보다는 오늘 예보가 더 정확하다. 10일 예보보다는 주간예보가 더 정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보기간을 7일에서 10일로 늘려 서비스하게 된 것은 최근 여가시간이 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더 일찍 날씨정보를 받아보고 대비하려는 사회적 수요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선제적으로 국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날씨 뿐 아니라 증권 시세, 선물 가격, 경제 성장률 등 미래 예측에도 필연적으로 오차가 수반되기 때문에 이용자는 정보의 한계와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활용 방법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날씨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와 함께 최악의 시나리오도 같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수요자가 불확실성의 경계를 탐색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10일 예보와 함께 그 신뢰도 정보를 3단계(높음, 보통, 낮음)로 제공하고 있다. ‘10일 예보 신뢰도’는 예보가 적중할 가능성이며 같은 예보 내용이 다음 발표에서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일째 예보내용이 ‘흐림’, 예보신뢰도는 ‘낮음’으로 되어 있다면, 다음 예보에서는 ‘흐리고 비’ 또는 ‘구름조금’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내년 3월 동네예보 기간도 2일→3일로 늘려
기상청은 1964년에 처음 주간예보라는 이름으로 일주일 전반·후반의 강수전망을 발표했으며 이후 예보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보 구역을 세분화하고 예보 요소도 하늘 상태와 강수 유무에서 최저·최고기온으로 점차 확대하였다. 1973년부터는 일별 날씨와 강수 예보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주요도시의 기온예보를 추가하였다.
이번에 시범 제공하는 ‘10일 예보‘는 기상청 홈페이지(http://www.kma.go.kr) 외에도 모바일 웹(http://m.kma.go.kr)과 기상청 날씨 앱(App)에서도 볼 수 있다. 기상청은 내년 3월에 동네예보(단기예보) 기간도 기존의 2일에서 3일로 늘리는 등 국민이 생활 속에서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우진 기상청 예보국장 env-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