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생물자원과 창조농업
이규성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 2014. 06.06(금) 1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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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채택된 생물자원과 관련된 중요한 국제 협약이다. 나고야의정서는 타미플루와 같은 각종 글로벌 신약이나 라일락과 같은 아름다운 꽃의 종자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익을 생물자원 제공국에 정당하게 배분하자고 협의한 것으로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 강원도 평창에서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이 개최된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다.
자연계에는 다양한 생물자원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곤충자원은 전체 생물자원의 70%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 130여만 종이 서식한다. 곤충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산업적인 규모로 확대된 것은 누에, 꿀벌, 그리고 코치닐 정도다.
세계식량기구(FAO)는 최근에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으로 곤충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누에 번데기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그리고 남미, 아프리카 등 구대륙에 속하는 많은 지역에서 식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인들에게 전갈 튀김은 고급 요리며, 태국에서는 귀뚜라미를 별미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매미, 메뚜기, 풍뎅이, 꿀벌 등 식용 가능한 곤충 95종류와 효능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연구한 딱정벌레과의 갈색거저리가 식용 곤충으로 등록되었다. 이와 같이 곤충자원은 점점 그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증대하고 있다.
각종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 연구에 활용되는 모델 동물 중 초파리는 생물자원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존하고 있는 곤충자원 중 가장 풍부한 것은 누에 자원이다. 누에치기를 처음 시작한 나라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누에자원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근대까지 섬유 생산을 목적으로 누에를 쳤으나, 양잠 농업이 사양길을 걷자 위기를 발판 삼아 기회를 잡았다. 누에분말, 누에그라, 뽕잎차, 실크화장품, BF7 등 다양한 양잠관련 신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 누에 키우기, 오디 따기 등 다양한 체험 관광이 더해지면서 누에산업은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풍부한 누에자원, 즉 넓은 의미에서 농업생물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아마존 등 풍부한 생물자원을 가진 나라들은 생물자원의 유출을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국토 면적이 좁아 생물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천연 생물자원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생물자원인 농업생물자원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향후 농업생물자원은 신기능성 구명 기술, 신소재 개발 및 형질전환 기술 등과 융·복합하여 국가 신성장동력을 개발할 수 있는 원료로서 그리고 석유자원을 대체하는 21세기의 에너지원으로서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누에, 꿀벌, 곤충 및 미생물 등 농업생물자원을 학습, 체험 및 관광 패키지로 적극 개발한다면,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자연 생태 자원과 농업생물자원의 보존 및 연구 개발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절실한 시기라고 여겨진다.
이규성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env-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