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의 두얼굴
| 2016. 07.27(수) 1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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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자체가 국가 자율적인 상향식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각 국 목표에 대한 측정, 보고, 검증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분야별, 시기별 감축목표 설정 및 관리를 포함한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립은 물론 기후변화의 감시·예측·취약성 평가, 인력양성, 연구개발 및 재난방지 등까지를 포함한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도 수립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정책을 수립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균형있게 반영하지 못한다면 실효성있는 정책이 되지 못하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조차 갈등만 키우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이 중요하다.
하지만 성과관리시스템이라는 것이 날카로운 칼과 같아서 사용하는 주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기가 될 수도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현장에서 종종 목도하곤 한다.
예를 들면 2009년11월 우리나라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로 결정했는데 작년 파리협정에 제출하기 위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시나리오안은 모두가 2020년 30% 목표달성을 위반한 것이었다.
그 결과 독일 저먼워치와 유럽기후행동연합 공동으로 평가한 기후변화 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는 평가대상 58개국 중 54위(2016년)였다.
반면에 ‘2차년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 대한 부처 자체평가에서는 52개 과제 중 51개가 정상추진되었고 1개 과제만 지연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 가지 사안을 가지고 결과가 이렇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느냐 할지 모르지만 보는 시각 및 기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발생한 또 다른 사례를 보자. 금융노조는 최근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규탄한 뒤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95.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9월 23일 파업안을 가결했다.
노조측에서는 “은행 경영이 악화된 것은 고액 연봉 때문이 아니라 경영진의 무능력과 부실경영 때문”이라며 “ 조선, 해운 부실경영만 보더라도 정부와 경영진의 무능력이 원인이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경영 부실 책임을 성과연봉제를 통해 노동자에게 전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와 경영진은 성과연봉이 해법이라하고 노조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면 결국에는 국민혈세를 내놓으라는 이야기일까? 하지만 국민이 양보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국민은 그동안 이미 양보를 많이 해왔고 또한 해법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성과관리는 선진국에서 최근에 실험되고 있는 제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입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헌법 및 민주적 가치와 관련한 업무의 성과평가가 왜곡되고, 서비스의 질적 차원 측정은 소홀하게 취급되며, 협력보다는 경쟁의 행정문화를 조성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의 누리집에는 성과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 잘하고 책임있는 정부를 만들어 국민에게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고 정부의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고 학자들도 대체적으로 정당한 일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성과관리를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정부업무평가 운영과정에서는 성과관리를 협소한 의미로 이해하게 된다. 우선 명칭부터가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이다.
성과관리를 관리적 차원에서 보지 않고 평가위주로 단순할 경우 그 주된 쟁점은 평가의 공공성 및 객관성이 되고, 성과관리의 핵심인 조직의 비전 설정 및 전략의 실현 가능성은 그 뒷전에 밀리게 된다.
성과지표를 무엇으로 하며 그 목표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점검적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지, 성과관리의 핵심과정은 아니다. 그럼에도 종종 수단은 목적을 대체한다.
이러한 행태는 성과관리제도를 하나의 행정문화로 정착화하고 고도화하는데 거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파리기후협정이 추구하는 가치가 신뢰와 투명성이다.
이제라도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선진국에 걸맞은 진정한 성과관리 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APEC 기후센터 전문위원 김영신 fallbird@apcc21.org
김영신 위원 fallbird@apcc21.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