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 세월 55년 인생

나의 인생 나의 노래, 낙원이발소 최찬을 사장

2017. 12.12(화) 11:51

50여년을 같이 해 온 가위를 들어보이면서 회상에 젖는 최찬을 사장

"가위는 사람을 다루는 박사다"
낙원이발소(경기도 부천 소재) 최찬을 사장의 55년여 이발박사 인생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기자가 이발소를 찾았다.
손님들의 이발을 하면서 항상 "머리카락과 대화를 나눈다"는 최 사장은 유정복 현(2017년) 인천시장이 김포시장 시절에 2년여동안 이발을 해주었고, 최광식 전 김포경찰서장과 시흥시장 등 관내 기관장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손질해준 것이 엊그제처럼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회상한다.
강원 강릉에서 소리꾼이며 가난한 농사꾼 아버지 슬하에 4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나 변변히 배움의 길을 걷지도 못한 최찬을 사장은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64년 막내삼촌이 운영하던 이발소 일을 돕기 시작한 것이 긴 이발사 인생이 시작되었다.
이후 이곳저곳 이발소를 전전하다가 1974년 청량리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던 고향 친구집에서 숙식하면서 이발사로서의 인생을 이어갔다.
이후 이발소를 직접 차려 운영을 하던 중 부산에서 지엽사를 운영하고 있던 매부가 지엽사 총괄관리를 좀 맡아서 해 달라는 권유를 받고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곳에서 한 2년여동안 일을 도와주다가 매재의 추천으로 해태음료에 취업하여 근무하던중 눈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고, 생각보다 박봉이어서 1992년경 사직(12년 근무)을 하게 된다.
전문분야인 이발사로서의 길을 다시 걷기로 작정하고, 서울로 상경 서을 강서구 화곡동 사우나 내에 이발소를 오픈하여(1993년경) 많은 돈을 벌어 집도 장만하고 자식 교육도 시키게 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경기도 김포에 이발소를 이전해서 오픈하여 운영하던중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는가 하면, 2002년에는 경기도 고양에서 사우나 내애서 이발소를 운영하던중 사우나 사장이 계획적으로 부도를 내서 투자비를 다 날리기도 했다.
부친을 닮아 노래와 악기 그리고 다양한 예능적 소질도 만하 손님이나 주위분들로부터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최찬을 사장은 "이발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한평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음악적인 끼와 하모니카 등 악기를 다루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은 최 사장은 "이발사로서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그리고 학업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면 공직자나 학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어린 시절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 구구절절 털어놓았다.

이발소를 찾은 한 손님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하고 있는 모습

곡절많은 이발사로서 2017년 현재 55년여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최 사장은 지여사회 지체장애인을 비롯하여 고아원과 영아원, 맹아원, 농아원, 수감자 등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는 등 자원봉사도 수없이 실천해 온 마음씨 고운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50여녀동안 인생을 같이 해 온 가위(사진)를 들어보이면서 "이 가위가 몆년 지나면 환갑을 맞는다"면서 지난 이발사로서의 여정을 회상하면서 감회에 젖는 최 사장의 얼굴에는 어느덧 미소와 회한의 빛이 감돈다.


유봉 기자 env-news@hanmail.net        유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